2009년 08월 05일
나보다 다른 이들을 빛나게 하는 것들
謂語助者 焉哉乎也
이를(위) 말씀(어) 도울(조) 놈(자) 어찌(언) 어조사(재) 어조사(호) 어조사(야)
말을 돕는 것은 언재호야가 있다.
유시유종(有始有終)이란 말이 있다.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다는 소리다.
천자문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천지현황으로 시작된 길고 긴 장시는 언재호야로 마치게 된다. 언재호야는 그 자체로는 아무 뜻도 없는 글자다. 다른 글자의 뜻과 의미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번 문장을 우리 식으로 바꾸면 ‘어조사에는 [은는이가]가 있다.’ 정도일 것이다.
언재호야를 설명하려면 응당 한문의 문법을 설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굳이 문법이 필요할까? 그보다는 중고생들의 한문 참고서를 구입하는 편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 보다는 다른 이야기를 하자. 문법은 학교 수업으로도 차고 넘친다.
언재호야는 스스로는 별 뜻이 없지만 중요한 글자다. 우리말에 어조사가 없다고 생각해보라. 문장만으로 어떤 단어가 목적어인지 주어인지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렇듯 세상에는 드러나지 않지만 큰 역할을 하는 것들이 많다. 그 점은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왕이 될 수는 없고, 누구나 스승이 되어 다른 이를 가르치기만 할 수도 없다. 사람이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누군가의 의지가 되고 의지를 할 수밖에 없다. 내가 행복하다는 것은 꼭 그만큼의 불행을 다른 누군가가 대신 감당하고 있다는 뜻이다.
말을 돕는 글자로 언재호야가 있다. 이 글자들은 다른 글자를 뒤에서 받쳐줘서 빛나게 한다. 우리들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처지가 영화로우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비천한 데 있다고 낙담하지 말자.
우리들은 누구나 다른 누군가를 의지하며 의지하는 존재들이다.
# by | 2009/08/05 16:29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