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아들의 권한과 의무

 嫡後嗣續 祭祀蒸嘗

 맏아들(적) 뒤(후) 이을(사) 이을(속) 제사(제) 제사(사) 찔(증) 맛볼(상)

 맏아들이 뒤를 이어 제사를 지낸다.

 동양사회에서 장자의 권한은 매우 크다. 왕위를 이을 권한이 장자에게 있으며, 집안에서는 아버지 다음의 발언권을 가진 결정권자다. 보통 집안의 대소사를 결정하는 권한이 아버지에게 있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아버지가 없으면 그 다음의 결정권을 가진 것이 바로 장자였다.

 흔히 말하는 아버지가 없을 때 맏형이 아버지 대신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모든 권리에는 그에 따르는 의무가 있다. 그중 하나가 집안의 제사를 담당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겨울제사를 증(蒸)이라 하고 가을 제사를 상(嘗)이라고 한다. 그 때문에 제사증상(祭祀蒸嘗)을 제사의 종류는 두 가지가 있으니 증과 상이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제사의 종류를 열거했을 뿐이다. 전쟁을 묘사하며 창검을 들었다는 한마디로 모든 병사들의 무장을 표현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창검만 말했다고 병사들의 무기가 정말로 창과 검밖에 없다고 생각할 이는 없지 않은가? 

 제사로써 후사를 이어간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만물은 뿌리가 있다. 뿌리에서 줄기를 타고 면면히 이어져 가는 동안 잎새와 열매를 만든다. 제사는 자신의 근본을 기억하는 일이다. 지나치게 허례허식에 얽매일 필요 없지만, 고루한 풍습이라 생각하며 배척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조상을 기억하는 것. 그것은 당연한 사람의 도리다. 마땅한 도리를 버린다면, 그것은 더 이상은 참다운 사람이 아니다. 

 간혹 기독교인 중에는 제사를 우상숭배라 생각하고 배척하기도 한다. 조상을 기억하는 것은 우상숭배도 아니고 마귀를 따르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성경에서도 히스기야왕이 죽자 업적을 기리고자 다윗의 묘실 중 가장 높은 자리에 두지 않았는가? 사자의 업적을 기린다는 점에서 그런 행위도 일종의 제사인 셈이다. 과연 그것을 우상숭배라 하겠는가?


 뿌리를 기억하는 것은 비록 맏아들이 아니라도 반드시 지켜져야 할 당연한 것이다.

 

by 기천검 | 2009/08/04 12:55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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