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행복

妾御績紡 侍巾帷房

 첩(첩) 모실(어) 길쌈(적) 길쌈(방) 모실(시) 수건(건) 장막(유) 방(방)

 처첩들이 길쌈을 하며, 안방에서 수건을 받아준다.

 이번 문장은 옛 사람들이 생각한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다. 모실 어는 부(婦)와 비슷한 의미로 해석하기도 하지만, 여기선 모신다로 해석하는 게 좋다. 굳이 첩을 말한 것도 본래는 처첩을 모두 논해야 하지만, 천자문의 글자수와 운을 위해 그렇게 한 것 같다. 첩만 있다고 첩으로만 해석하는 건 너무 고지식한 해석 같다.


 길쌈하는 모습은 집안에서 바느질하는 모습이다. 정황상 남편이 바깥일을 할 때 집안일을 하며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건을 받아준다는 것도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을 모시는 모습이다. 여기서 유방은 장막이 드리워진 방이다. 의미상 넓은 방을 말하므로 안방으로 해석을 했다.
 

 이번 구절은 고대로부터 생각한 내조의 모습이다. 집안에서 아녀자들이 남편의 옷을 기워주며 시간을 보내고, 남편이 돌아와 몸을 씻을 때 수건들 들고 시중을 들어주는 것이다. 현대의 부부관계에서는 맞지 않는 부분은 있다. 그러나 과거에 남자는 밖의 일에 전념하고 아내가 집안일에 전념하는 것이 당연했다.


 남자는 안의 일을 말하지 않으며, 여자는 밖의 일을 말하지 않는다. (예기 내칙편)


 예법이 그러한 까닭도 있겠지만, 당시의 노동력이 남성의 육체적인 힘을 필요로 했기 때문이었다. 현대로 들어와 경제 활동에 여성의 섬세한 감성과 예민한 감각이 중시되고 있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는 것도 당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 인용한 예기의 한 구절도 일을 구분하며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좀 더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했던 것이다.


 이번 문장을 통해 화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아내가 진심으로 남편을 사랑하고 받드는 것이다. 남편을 높이는 것이 자신 또한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by 기천검 | 2009/08/04 11:19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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