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8월 03일
하늘을 나는 작은 새
遊鯤獨運 凌摩絳霄
놀(유) 고니(곤) 홀로(독) 운전(운) 업신여길(릉) 문지를(마) 붉을(강) 하늘(소)
고니만이 홀로 노닐며, 붉은 하늘을 업신여긴다.
곤은 북해의 붕새라고 설명하지만, 사실은 작은 닭에 불과하다. 고니라고도 하는데, 고니는 백조와 같은 종류의 새다. 이번 문장은 네 자씩을 가지고 해석을 하면 어려움이 많다. 독운(獨運)은 홀로 운행한다는 말인데, 혼자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의미가 될 것이다. 그러니 고니는 하늘을 홀로 날아다니며 노닌다는 해석이 앞 구절의 내용이다.
능마(凌摩)는 능가마천(凌駕摩天)의 약자로 비웃는다는 의미가 있다. 붉은 하늘을 비웃는다는 것은 달리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 문장은 화자가 본 저녁의 풍경이 아닐까 생각된다. 붉게 물든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한 마리의 새가 비행하는 장면을 떠올리며 자신의 처지를 생각 했을지 모른다.
사람의 지혜는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스스로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는 것이 당연할 정도다. 그런 인간이라도 결국 홀로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적다. 개보다 빨리 뛰지 못하고 원숭이처럼 나무를 타지도 못한다. 고양이처럼 날쌔지도 못하고 새처럼 날지도 못한다. 다만 다른 동물보다 지혜로울 뿐이다. 그러니 천자문을 쓴 화자도 인간의 한계를 느끼고 답답한 심정이 된 것이 아닐까?
노을이 지는 모습을 감상하며 하늘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의 한계를 안타까워한다. 그러나 새 한 마리가 하늘을 나는 모습에 사람보다 낫구나 생각하며 쓴 구절이 아닐까? 하늘 아래 그토록 작고 미약한 생물도 하늘을 희롱하는 데, 그에 비해 사람은 얼마나 나약한가? 어쩌면 우리도 하늘을 보면 같은 말을 할 지 모르겠다.
-작은 새야. 네가 나보다 낫구나.
# by | 2009/08/03 08:33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