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7월 30일
자연을 벗 삼아 여유롭게 살리라
渠荷的歷 園莽抽條
개천(거) 연(하) 과녁(적) 지낼(력) 동산(원) 풀(망) 빼낼(추) 가지(조)
개천의 연꽃은 곱게 자라고, 동산의 풀은 가지가 싹튼다.
적은 밝다는 뜻과 곱다는 뜻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아무래도 여기서는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추도 싹틀 추로 해석하면 쉽게 풀이할 수 있다. 이번 문장은 개천에 연꽃이 밝고 곱게 자라가며, 동산의 풀잎새가 싹트는 전원적인 모습을 묘사했다.
이 구절은 이전에 한가한 곳을 찾아 은거한 뒤에 즐기는 풍광이라 보면 좋을 것 같다. 여기서도 억지로 뜻을 찾을 수 있겠지만, 무리하게 해석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여기서는 하(荷)가 연(蓮)과 같은 뜻이 있음을 기억하는 것으로 족하다.
연꽃은 재미있는 특징이 있다. 깨끗하고 맑은 물보다는 흐린 물에서 많이 자라는 데, 그로 인하여 물이 정화되는 역할도 한다. 그 특징 때문에 성인이나 지조 높은 선비에 비교되기도 했다. 더러운 곳에 있어도 향기 있고 기품 있음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도 만다라화라 하여 불가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런 연꽃의 모습이나 혹은 풀잎이 자라는 모양을 살펴 교훈을 얻는 것은 좋지만, 여기서는 자연의 한가로운 풍경을 생각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이미 한가로운 처소를 찾아 은거하게 된 이의 눈에 비친 적적하고 여유로운 풍경이 그려지지 않는가?
연못엔 연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며 향기를 보내고, 동산엔 풀잎이 자라나고 있다. 이제 정치나 세상사의 어지러움을 신경 쓸 필요도 없다. 간혹 멀리서 찾아오는 벗에게 차를 대접하고 마음 내키면 작은 텃밭을 가꾸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옛 사람들 자연과 벗 삼아 여유롭게 지내는 말년을 꿈꿨던 모양이다.
# by | 2009/07/30 17:07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