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순서를 알아야 한다

 俶載南묘 我藝黍稷

 비로소(숙) 실을(재) 남녘(남) 이랑(묘) 나(아) 심을(예) 기장(서) 피(직)

비로소 남녘에 이랑을 파니, 나는 가장과 피를 심으리라.

 실을 재는 수레 등에 물건을 적재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그 자체로 일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었다. 남쪽의 이랑에서 비로소 일을 한다는 말은 봄이 되어 본격적으로 농사일을 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본격적인 농사철을 맡아 스스로 기장과 피를 심는다는 말인데, 이것은 그 스스로 노동의 즐거움을 알고 몸소 실천하려는 것이다.
 
 전편에 이어 농사에 관한 내용이다. 전편이 농사를 근본으로 힘썼다는 것을 생각할 때 과연 화자가 누구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물론 대부분의 주석들은 그런 부분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찌 생각하면 의례히 할 수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화자를 누구로 설정했는가 역시 중요하다고 본다. 바로 이전에 치국의 근본으로 농사를 삼겠다던 화자가 직접 농사에 개입하는 것을 뜻하는 구절이기 때문이다.
 그 말을 한 화자는 치국의 근본을 말한 본인일 가능성이 크다. 아니라 할지라도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한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불문(佛門)에선 하루 밭 갈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성경에서 일하지 않는 자는 도무지 먹지도 말라는 구절과 통하는 부분이다. 맹자도 군자는 일하지 않고도 녹을 받지 않는 법이라 했다.
 일을 한다는 것이 농사 외에도 상당한 종류의 일이 있다. 과거의 경우는 거의 대부분의 백성들이 농업에 종사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다만 농사가 상징하는 바를 떠올릴 필요는 있다. 정당한 노력으로 정당한 대가를 바라는 것이 바로 농사가 상징하는 일의 모습이다.
 최선을 다해 해야 할 일은 사람마다 각자 다르다. 정치인은 마땅히 바른 정치로써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직장인들은 자신의 본분에 합당한 일을 노력해야 한다.
 우리의 경우 옛날 보리를 먼저 심던 것과 달리 중국은 피와 기장을 먼저 재배했던 모양이다. 그러기에 본격적인 농사철이 되자 먼저 할 일을 생각하고 즐거이 일한 것이다. 다시 말해 일의 순서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우선적으로 할 일은 민생의 안정과 국가의 부강함을 위하는 것이다. 정당의 이권과 권력에만 신경을 쓰면 어느 국민이 신뢰를 하겠는가?
 정치인은 정치인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하고 직장인은 직장인다워야 한다. 국가와 사회가 혼란스러운 것은 자리를 차지한 자가 마땅히 할 바를 못하기 때문이다.

 

by 기천검 | 2009/07/20 16:56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제천시연맹 at 2009/07/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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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기천검 at 2009/07/21 19:58
너무 멀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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