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의 넓고 광활한 영토

 曠遠綿邈 巖岫杳冥

 빌(광) 멀(원) 솜(면) 멀(막) 바위(암) 산굴(수) 어두울(묘) 어두울(명)

멀리 아득하게 뻗어 있으니, 바위의 구멍처럼 어둠기만 하구나.

 빌광은 달리 넓을 광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혹은 밝을 광으로도 사용된다. 또 그 자체에 멀다는 의미가 있다. 솜면도 역시 멀다는 뜻이 있어 여기서는 멀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막은 멀다는 의미도 있지만 아득하다는 의미로 사용한다. 말하자면 앞 절의 네 자는 모두 멀다는 뜻이 담긴 셈이다. 사용법에 약간의 차이는 있다. 

 광은 넓으면서도 먼 것이고, 원은 깊으면서도 먼 것이다. 면은 연속적인 의미가 있다. 막은 아득한 느낌을 주는 의미의 먼 곳이다. 각자 다른 의미를 한데 모으면 멀리 아득하게 연속적으로 넓게 되어있는 것이다. 뒤의 구절은 바위에 난 구멍의 깊고 어두워 보이지 않음처럼 알 수 없다는 의미다. 의역하면 멀고 아득하여 끝을 다 볼 수도 없으리만큼 광대하다는 의미다. 

 전편까지 중국의 지리를 설명했다면 다음은 넓은 영토를 찬미한 구절이다. 명은 깊고 그윽하여 쉬이 알 수 없는 것이나 혹은 저승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문을 해석할 적에 한 글자의 뜻을 동시에 생각하여 복합적으로 해석할 적에 의미가 맞는 경우가 많다. 이번 구절이 대표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그저 어둡고 또 어두운 바위의 구멍으로 해석하는 것보다는 [어둡고 깊어 그 끝을 볼 수 없는 바위의 동굴처럼]으로 해석하는 편이 더 좋으니까. 

 우리말에도 한 낱말에 여러 의미를 동시에 내포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한문도 마찬가지다. 시에 있어서는 조금 더 심하다. 특히 천자문처럼 글자의 제한이 있는 시의 경우는 조금 더 심해진다.


 이번 문장처럼 그토록 넓고 어마어마한 영토를 지녔던 중국의 대황제들과 제국들은 참으로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역사는 그저 옛 영화일 뿐이다. 세계 제일의 제국을 만들었던 몽고인은 변방에서 유목생활을 하고 있으며, 너무나도 강한 권력을 지녔던 황조는 이미 맥이 끊어졌다. 여전히 그 땅에 사람은 살고 있으나 이제 그들에게 황제는 없다.


 결국 그 나라는 왕의 것이 아니라 백성의 것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by 기천검 | 2009/07/18 00:46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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