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 보훈대책

 世祿侈富 車駕肥輕

인간(세) 녹(록) 사치할(치) 부자(부) 수레(거) 멍에(가) 살찔(비) 가벼울(경)

대대의 봉록은 풍족하고 수레의 (말은) 살이 찌고 (옷은) 가볍구나.

 세록이란 것은 개인뿐 아니라 대대로 받는 것이라고 하나. 흔한 말로 잘난 조상을 둔 덕분에 후손까지 덕을 입는다는 소리다. 일세(一世)는 삼십 년을 의미한다고 하는 데, 한 사람이 활동하는 기간이다. 한 세대도 삼십년 정도로 보고 계산한 것인데, 현대에서 적용하긴 어려움이 있는 듯하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은 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치부란 사치스러울 만큼이나 풍요롭다는 뜻이니 공신은 후손까지도 부유하게 먹여 살리는 셈이다.


 車駕肥輕의 車駕는 수레를 탄다는 의미다. 뒤의 비경은 비마경구(肥馬輕裘)의 약자다. 비마경구의 뜻은 말은 살찌고 가죽옷은 가볍다는 뜻이다. 가죽옷은 품질이 좋을수록 가볍다. 최고로 치는 것은 여우의 겨드랑이 가죽만을 모은 것이 있는 데 무게는 입지 않은 듯 하고 따스하기는 이불을 두른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그 적은 부위로 한 벌의 옷을 삼을 정도라면 얼마나 많은 여우를 잡고 거금이 들지 상상하기 쉽지 않다. 그야말로 사치의 극치다.
 예나 지금이나 가진 자들의 과시욕은 대단했던 모양이다. 

 말이 살찐다는 것은 말을 잘 먹인다는 뜻도 된다. 역시 부유함의 과시다. 여기서 굳이 대대로 봉록을 주고 또한 수레의 말이 살찌고 갖옷이 가볍다는 것은 부의 상징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전편에 이어 나라에 공을 세운 사람의 영광이 후손에까지 미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직접적인 이득을 제시함으로 나라에 충성하라는 권고인 셈도 되고, 고대의 보훈제도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다.

 이득이 있어 일하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보다는 백성의 근본이 나라에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나라가 없던 시절 우리가 겪은 굴욕을 생각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다. 나라의 힘이 없을 적에 우린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다. 모든 보훈과 복지 대책은 우선 나라가 부강해야 가능한 제도이다.

by 기천검 | 2009/06/23 00:02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Commented by 노리터 at 2009/06/23 19:44
그런데 천자문코너는

기천검님이 직접 자료를 수집해서 편집해서 올리시는 건가요?

신기해서 여쭤봅니다 (아하하하하-)
Commented by 기천검 at 2009/06/23 20:37
동양고전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죠.
따로 동양철학을 전공한 건 아니고, 닥치는 대로 읽다보니 저절로 터득했다고 할까요?
전공자에 비해 체계적인 부분은 부족하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이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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