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6월 20일
지위를 얻은 자의 영화로움
高冠陪輦 驅穀振纓
높을(고) 갓(관) 모실(배) 연(련) 몰(구) 바퀴(곡) 떨칠(진) 끈(영)
높은 관을 쓰고 수레에 모시니, 말이 수레를 몰 때 (관의) 끈이 흔들린다.
이번 문장에 대한 해석은 의견이 분분하다. 우선 왕이 천자를 모시고 가는 구절이란 말이 있고, 그냥 제후의 행차라는 사람도 있다. 둘 모두 타당성은 있다. 개인적으론 이전까지의 문맥과 연계하여 팔현을 하사 받고 일천의 사병까지 거느리게 된 공신의 행차가 아닐까 싶다. 그래야 국가에 공을 세운 사람의 행차는 이렇게 영화롭다는 교훈적인 뜻이 된다.
이것은 정확한 근거보다는 천자문도 하나의 장편시라는 데 염두를 둔 해석이다. 이미 전편에서 함께 생각한 바와 같이 여기서도 공을 세운 자가 보상을 받는다는 부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그것이 노력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현실은 이상과 달리 노력과 관계없이 고통과 슬픔을 당하며 가난과 곤경에 처하는 일이 허다하다. 개중 나쁜 짓 하고 산 사람이 잘 사는 일도 많다. 이 부분은 이미 화인악적 복연선경(禍因惡積 福緣善慶) 이란 구절에서 어느 정도 논했으니 생각나면 다시 찾아보기 바란다.
각설하고 마차에 탄 이가 누구냐는 딱히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마차에 천자가 탄 것이든 혹은 왕(중국은 황제 이외에 변방의 일부를 다스리던 제후들을 왕으로 칭했으니, 왕이라 해도 탈은 없을 것이다.)이 탄 것이든 꽤 높은 사람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중국은 지위가 있는 사람만이 관을 썼다. 관의 모양도 지위에 따라 달라졌다. 관이란 사람의 권위를 나타내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오늘날에도 고급 식당의 조리실에 들어가면 요리사의 직책에 따라 모자의 높이가 달라지지 않던가?
끈을 떨친다는 구절이 있음을 볼 때 이번 문장에 등장하는 관은 끈이 흔들거린 정도로 높은 관이라는 소리다. 머리에 쓰는 관이 크면 클수록 생활이 불편할 것은 자명한 일. 본래 권력자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해 불편한 복식을 즐기는 법이다. 마침 시경에 이번 문장을 생각할 수 있는 상상자화(裳裳者華)라는 시가 있으니 소개하도록 하겠다.
아름다운 꽃이여. 그 잎새도 무성하네.
우리 임 만나뵈니 내 마음 할짝 열리네.
내 마음 활짝 열리니 즐겁고 편안할 수 있다네.
아름다운 꽃이여. 그 노란빛깔 곱기도 하여라.
우리 임 만나뵈니 몸가짐이 화려해졌네.
몸가짐이 화려해지니 좋은 경사가 있을지니라.
아름다운 꽃이여. 노란빛 흰빛이 있네.
우리 임 만나뵈니 네 필 말 끄는 수레 타셨네.
네 필 말 끄는 수레 타시니 여섯 줄 고삐 빛나네.
왼쪽에서 왼쪽으로 해도 군자께서 마땅하시고
오른쪽에서 오른쪽으로 해도 군자께서 갖추어져 있네.
갖추어져 있는지라 모든 것이 완벽하네.
# by | 2009/06/20 06:36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