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옛 영광의 흔적

右通廣內 左達乘明

오른(우) 통할(통) 넓을(광) 안(내) 왼(좌) 통달할(달) 이을(승) 밝을(명)

오른쪽은 광내로 통하고 왼쪽은 승명에 달한다.

오른 우는 방향만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혹은 가까이 있다는 등의 의미로도 사용된다. 물론 여기서는 말 그대로 오른쪽이다. 광내와 승명은 황실에 있는 전각중의 하나라고 한다. 광내전은 신하들이 기다리는 대기실이라고도 하고 문서 보관소나 역사서를 모아둔 곳이라는 말도 있다. 아쉽게도 고전건축에 대한 지식이 없어 정확히 모르겠다.
주변에 고전건축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있다면 그들에게 묻거나 따로 자료를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다만 문맥상으로 추측하기로 이것이 황실의 전각의 끝을 차지하는 곳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중국 황실의 거대함과 생활양식 연회장의 모습 관복의 화려함등을 말했으니 이제 황실이 얼마나 크고 웅장한 지 설명할 차례다.

예부터 수많은 권력자들이 있었지만 중국 역사에 나오는 황제들은 대대로 그 시대에 가장 강한 권력자의 하나였다. 처음 제국을 만들고 황실을 지을 때도 대체로 제국의 영원함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큰 권력을 가지고 대단한 건물을 만들어도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뿐이다.

주역의 괘사엔 건위천이란 괘가 있다. 육십사괘중 처음 나오는 것인데 극양(極陽)의 힘을 의미한다. 끊임없이 뻗어나가는 기운을 육룡이 승천한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해설의 말미를 살피면 마침내 쇠할 때를 준비하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주역을 점술서로 보기보다 일종의 처세철학서로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영원한 번영은 없다. 달리 말하면 영원한 절망도 없다는 뜻이다. 지금의 때가 아름다울 수도 힘겨울 수도 있지만, 결국 지나가고 만다. 이것은 우리에게 한 가지 교훈을 준다.

지금 고통스럽다면 앞으로 다가올 기쁨을 생각하며 견뎌야 하고, 지금 영화롭다면 앞으로의 추락을 생각하여 겸손해야 한다. 사람의 일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니 언제까지나 영원할 줄 알았던 대제국이 사라질 것이라고 그 당시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by 기천검 | 2009/06/12 17:12 | 천자문 이야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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