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3월 26일
대한민국에선 제2의 해리포터가 나올 수 없다
저작권 단속을 맡긴 법무법인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유인즉 경찰에서 작가인 저에게 저작권이 있는 지 확인하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저작권이라는 게 작가에게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고 반문했더니
전화 너머에서도 곤혹스러워 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더군요.
-담당 경찰쪽에서 저작권 단속은 출판사에서 해야 맞는 게 아니냐고 그러네요.
그 말에 뒷골이 살짝 땡기더군요.
출판사에서 가지는 것은 출판권입니다.
말 그대로 저작권자의 텍스트 파일을 종이로 된 활자화 하여 판매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우습게도 경찰과 검찰은 저작권과 출판권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소리입니다.
어쩌면 별 것 아닌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내용을 살피면 기가 막힐 일입니다.
담당 경찰이라는 말은 일선에서 직접 저작권 고소장을 받고 있다는 소리겠죠.
우습게도 그런 사람조차 저작권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실질적인 사례입니다.
검찰쪽에서 저작권에 대한 기가 막힌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삼진아웃제도!
저작권법을 위반한 미성년자의 경우
처음엔 봐주고 두번째는 저작권 개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겁니다.
실질적인 벌금이나 각종 구형에 관련된 것은 세번째부터라는 거죠.
높은 분들 표현을 따르자면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 라는 겁니다.
글자 그대로 보자면 취지 자체는 참 좋습니다.
판단 능력이 없다면 당연히 보호하는 게 옳은 일이겠죠.
그러나 정말로 저작권 위반 사례에 걸려드는 이들에게 판단능력이 없을까요?
삼진아웃제도의 시행 이후의 사례는 각종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만으로 알 수 있습니다.
아예 노골적으로 대놓고 이제부터 파일 공유는 불법이 아니다 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나올 지경입니다.
심지어 그동안 저작권 위반 적발에 따른 피해에 대한 보상을 주장하는 까페들까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제 말이 의심스럽다면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고 찾아보십시오.
의외의 결과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사실을 모르는 건 바로 탁상에 앉아 눈 앞에서 떠드는 사람들의 말만 듣는 높은 분들입니다.
불법파일을 공유하는 사람들도 알고 저작권자들도 뻔히 아는 사실을
높으신 분들만 모르고 (혹은 알고 있으면서 고개 돌려 외면하고) 있을 뿐이죠.
결과적으로 시장은 갈수록 축소되며 좋은 문화컨덴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예전 같으면 최소한의 생계비는 확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나름대로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새로운 설정과 소재의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뻔하지만 그나마 안전한 소재 만을 찾아 빠른 속도로 써 갈겨야 합니다.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한 작품 제대로 팔려서 여유자금이 생겨야 글을 쓰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이 확보되어야 비로소 좀 더 새로운 작품을 위한 소재 발굴과 준비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세상에 진정으로 새로운 것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새로운 소재와 설정이란 기존의 것을 다른 방식으로 해체하고 재결합하는 것입니다.
다만 그것만으로 엄청난 시간과 연구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이제 지금의 시장 규모로는 이러한 과정을 선행시킬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설령 따로 모은 돈이 있어 그러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년간 열심히 공부하고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새로운 글을 써서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면 뭐하겠습니까?
그냥 지금까지 써왔던 감각으로 쓰는 것과 열심히 노력해서 쓰는 글의 판매부수에 차이가 없다면...
심지어 좀 더 좋은 글을 위해 노력하는 사이 시장이 좀 더 축소되어 오히려 수입이 전보다 못하게 됐다면...
- 모든 종류의 노력이 허무로 돌아가는 건 순식간입니다.
지금 제가 말하는 내용들이 너무 비약시킨 것이라 생각하실 지 모르겠지만
이미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입니다.
장르의 발전이 있으려면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와 연구가 있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지 몰라 뇌신전설이나 킹스톡 등의 시도를 했을까요?
좀 더 어려운 길이라는 걸 알면서
굳이 아트메이지의 주 스토리를 문화전쟁으로 잡았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라고 좀 더 쉽고 익숙한 소재를 몰라서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나요?
알고 있지만 계속적인 변화와 시도가 없다면 발전도 없다고 믿어왔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독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설득력이 없다는 게 아쉬울 뿐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더욱 시장이 축소된다면 최소한의 시도조차 불가능하게 됩니다.
다만 문화전쟁이라는 코드만으로도 약 8개월의 슬럼프를 겪었고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를 거쳐야 했습니다.
새로운 시도란 위화감이 뒤따른다는 생각으로 상당부분 타협하고 썼음에도 슬럼프가 있었습니다.
지금에야 하는 말이지만 본래 계획한 내용은 판타지 세상을 여행하는 평범한 유랑극단 이야기였습니다.
주인공이 술법이나 정령술을 사용할 줄도 모르고 21세기 한국에서 살던 놈도 아닙니다.
연기에 대한 재능과 열정 하나뿐인 주인공과 단장을 비롯한 나름 예술가 집단이랄 수 있는 단원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
쉽게 끌어갈 소재가 아니라는 명분으로 저 스스로 시장 코드와 타협을 본 것이 아트메이지의 설정입니다.
그만큼이나 타협을 봤음에도 상당시간의 슬럼프로 힘든 시기를 보냈으니
본래 계획한 대로 썼다면 자판을 두드리는 시간보다 새벽 인력시장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길었을 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다보니 신세타령에 잘난 척을 하고 말았군요.
각설하고 시장 상황이 좋았다면 처음 계획한 글을 쓸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쓸 수 없었던 이유는 그것이 절대 팔리지 않으리란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불법파일로 인해 시장이 지금처럼 무너지지 않았다면 그래도 제가 포기하고 말았을까요?
사실 만약이라는 가정은 무의미하죠.
중요한 건 제가 두려움을 가지고 한 걸음 물러섰다는 거니까요.
좀 더 생각을 정리하고 증빙자료도 갖추는 게 옳겠지만
대략 간단하게 결론을 내려보겠습니다.
기천검은 대한민국 경찰이 출판권과 저작권의 차이를 구분할 줄 모른다는 실례를 직접적으로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삼진아웃제도라는 것을 발표했으며 그로 인해 이제부터 파일공유는 불법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심지어 저작권 단속으로 인한 피해를 봤다며 피해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움직임까지 있습니다.
이번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가와 정부에 대한 불신감이 극에 달한 저에게 확신을 심어주는 사건입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는 몇 가지 이야기가 더 있지만 저도 자세히 모르는 부분이기에 넘어가겠습니다.
- 저작권자로써 절로 욕이 튀어나오는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앞으로 저작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무조건 민사로 몰아붙여서 피해보상비를 챙기는 것 뿐입니다.
실제로 소설 공유에 대하여 3,800만원 정도의 피해보상을 받은 판례가 있으니 잘 됐군요.
나름 그보다 인지도 있는 작가들은 억단위도 우습게 넘길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저작권 인식과 보호정책을 볼 때마다 기가 막힙니다.
그러면서도 영국의 해리포터를 부러워하며 이야기 산업을 비롯한 문화컨덴츠를 키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저작권 보호정책과 인식으로 그게 가능할 지 의심스럽습니다.
대한민국은 절대 제 2의 해리포터가 나올 수 없습니다.
아쉬울 건 없습니다.
그럴 자격조차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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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9/03/26 09:50 | 창작일기 | 트랙백(1) | 덧글(24)










제목 : 과연 이 나라가 문화를 언급할 자격이 있을까?
대한민국에선 제2의 해리포터가 나올 수 없다진작에 하려고 했다가 못한 이야기의 하나가 저작권 침해범(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3260242)들을 위한 보호정책이다. 그렇다. 이건 아무리 좋게 말해도 저작권 침해자를 위한 보호정책이다. 그렇지 않아도 청소년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만든 삼진아웃 제도만으로도 기가 막힌 상황이다. 그런데 이젠 어른까지 보호하겠다고 말한다. 미성년자는 어려......more
일본에서는 서점이 보편화되어있지만 우리나라는 대여점이 보편화되어있으니까요.
근처에 서점보다 대여점이 많은 현실이니_~_;;;
거기다 디지털에 인터넷보급이 복제. 복제. 무한한 복제_~_의 시대니.
요즘은 대여점도 사라지던 걸요
중요한 건 인식의 차이라고 봅니다.
당당하게 합법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문화가 되면 서점시장도 대여시장도 다 함께 다시 커질 수 있습니다. 문화선진국들은 불법파일공유를 큰 범죄로 취급하지만, 한국은 당연한 권리로 생각하는 게 가장 문제죠. 이대로라면 문화컨덴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은 찰라간의 인기에 영합하여 한 순간에 잠시 팔리고 버려질 것에 열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기기는 샀을지 몰라도 안에 들어 가는
소프트웨에는 아닌 경우가 많은 거 같아 안타깝더군요
그나마 노래는 요즘 그래도 조금 나아진다지만
자랑스럽게 동영상도 잘 되고 소설도 잘 되고
대한민국의 지식산업은 퇴락할 수밖에 없겠죠.
멀지 않은 미래, 아니 이미 진행중인 일입니다.
엠피쓰리에 소설 담아 왔어 이거 보면 돼(라고 말하니)
텍스트 파일을 돈 주고 샀을리는 없고
부끄럽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는 마음의 문제인 듯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 분의 글은 과감히 삭제합니다.
다른 분들도 그런 댓글 발견하면 굳이 대댓글로 상대할 필요 없습니다.
댓글 삭제와 함께 대댓글까지 날아가 버리게 되니까요.
이 포스팅에 대하여 누구 앞에서든 떳떳하게 반론을 할 수 있다 자처하는 분은
집주소, 전번, 핸폰번호 전부 공개하고 저를 통해 본인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증받으십시오.
자신을 떳떳이 공개하며 악플을 달겠다면 막을 이유 없습니다.
개인정보 공개가 싫다고요?
남의 재산을 함부로 도둑질하고 퍼뜨리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군요.
그렇다면 직접 저를 찾아와 따지십시오.
저를 직접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블로그에 심지어 메인에까지 제 사진이 올라가 있고
참가할 마라톤 대회도 사전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반감 있다면 직접 찾아와 현피를 뜨든 고함을 치든 따지든 하십시오.
그 정도 각오가 없다면 숨어서 짖지 말고 주둥이 닥치시오.
에휴...
시장 상황이 열악해질수록 조금 나간다 싶은 작가들은 무한한 자기복제 외에는 길이 없다는 걸 왜 모르는 지 참...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빨리 정상화 시켜야 하는 데, 하지 말라는 삽질이나 하고 있으니 참...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id=200902260203 이기사를 보시면 연봉 2억이랍니다. 풀뿌리가 아니라는 말이죠.
5년동안 연 2억 벌었으면, 10억이죠... 지금같으면 서울 변두리에 조그만 빌딩이라도 살수있는 돈입니다.
계속하다가 민사소송걸리느니, 이쯤에서 접겠다는 것 아닐까요?
진짜 양심에 찔리면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돈을 환원해야 하는 것일텐데, 그건 싫고....
'악어의 눈물'이라는 말이 생각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