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30일
적게 아는 이들이 많이 떠들고, 좁게 보는 이들이 빠르게 행동한다.
블로그를 잠시만 둘러봐도 작가 기천검에 관하여 최소 한 가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마라톤을 취미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마라톤 레이스는 하프 2회, 10km 7회, 5km 1회를 참가하여 완주에 성공했다.
하반기에는 8월 31일 나이키 휴먼 레이스를 시작으로 10km 2회, 하프3회, 풀코스 2회를 신청 및 접수 완료한 상태다.
듣기에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가능한 사람은 대한민국 전체에 4만명이 조금 넘는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풀코스 완주에 성공한다면 (체력에 관한한) 대한민국 0.1% 에 들어간다는 뜻이 된다. 경제력으로 대한민국 0.1%가 될 자신이 없으니 체력이라도 그 안에 들어봐야지.
오랫동안 마라톤을 즐긴 달림이들에겐 초보자로 보이겠지만 그래도 일반인들에 비교하면 압도적인 체력을 가진 셈이다.
사실 마라톤을 하면서 운동을 하지 않는 보통 사람에게 어이없는 말을 들을 때가 많다.
그 중 가장 황당했던 기억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의 10km 최고 기록은 53분 52초다.
마라톤을 즐기는 입장에서 그리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작년 11월 처음으로 10km를 완주했을 당시 기록이 1:02:57' 였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1km 당 50초 정도를 단축한 셈이다.
지금 목표는 10월 19일에 참가하는 LOVE米 마라톤 10km 에서 다시 한번 개인기록 경신을 해 보자는 것이다.
각설하고 내가 53분대의 기록을 달성했을 당시 상당히 고무된 상태였다.
불과 5개월만에 km당 50초 가까이 기록을 단축했다는 사실에 스스로 자랑스러움에 빠진 상태였다.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들은 한 친인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 10km 정도는 누구나 30분 안에 완주할 수 있는 거 아냐?
그 말을 듣고 내가 얼마나 기가 막혔는지 모른다.
당시엔 웃으며 [할 수 있으면 해 봐] 라는 대답을 했지만, 조금 기분이 상했었다.
누구나 10km를 30분 안에 완주할 수 있다고?
그렇다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남자 마라톤 금메달 리스트인 완지루 선수의 기록을 확인해보자.
이 페이스는 수년 내 마라톤 세계 신기록을 다시 세울 수 있다는 젊은 마라토너의 기록이다.
거듭 말하거니와 10km를 30분 안에 완주할 수 있다는 것은 내년 가을 즈음에 세계 신기록 달성에 도전할 수 있는 수준인 것이다.

막상 평소 제대로 운동도 하지 않던 사람은 내가 10km는 누구나 30분 운운했지만,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은 10km 완주도 대단한 거라고 대답한다.
심지어 풀코스를 몇 번이나 완주한 마스터즈들도 10km 완주도 훌륭한 것이라며 칭찬을 한다.
심지어 일명 마라톤 고수라 불리는 서브-3 (풀코스를 3시간 안에 완주하는 것) 주자에게 기록이 빨리 좋아진다며 칭찬도 받았다.
오래 전 소크라테스는 무지는 곧 죄악이라는 말을 했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아니면 말고.' 라는 식으로 잘 모르는 것을 잘 아는 진리처럼 떠들고 가르친다.
그러다가 그 말이 얼마나 근거없이 무식한 발언인가를 지적하면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라는 식으로 회피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말대로 무지는 죄악이다. 좀 더 풀어 말하면 모르면서 함부로 나대는 게 잘못이다.
정작 문제는 막상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무 쉽게 떠들고 비판한다는 데 있다.
일전에 한 작가에게 재미있는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이 작가가 아닌 독자였을 때 하이로드를 읽으며 먼치킨 양판소라며 욕을 하며 읽었단다.(그래도 끝까지 읽긴 했나 보더라.)
그러다 작가가 되고나서 주변 사람들에게 잘 팔린 책은 뭔가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말을 들었단다.
그 말에 다시 읽어봤단다. 그제야 하이로드가 의외로 쓰기 힘든 글이라는 걸 알았다고 한다.
먼치킨 양판소가 의외로 쓰기 힘든 글로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 토씨 하나 변하지 않은 같은 작품이다. 다만 읽는 사람이 변한 것이다.
잘난 척을 해 보자.
나는 첫 작품부터 시장의 인정을 받았으며, 여전히 인정받는 작가의 한 사람이다.
신인들 입장에선 눈이 돌아갈 정도의 보장부수와 인세를 받고 있으며, 현재 출간중인 아트메이지도 반응이 좋은 편이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감히 다른 사람을 가르칠 수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발전의 여지가 많은 것이고, 솔직히 말하면 아직 펜대도 제대로 쥘 줄 모르는 글쟁이다.
더 많이 배우고 익히고 깨달아야 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가끔 보면 오히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이 더 나서서 가르치려고 하는 것을 본다.
막상 나보다 더 잘난 분들도 글에 관해서는 살얼음판을 걷듯 조심스럽기 짝이 없는데 말이다.
작은 지혜는 소란스럽고 큰 지혜는 고요하다는 말이 있다.
어설프게 조금 아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앎을 자랑하며 남을 가르치고 싶어한다.
자신이 얼마나 대단하고 잘난 사람인지 증명하려 애쓰고, 결국은 자신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꼴을 당한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깨달은 사람들은 말 한 마디도 감히 함부로 하지 못한다.
제대로 운동한 적 없는 사람이 10km 정도는 누구나 30분 안에 달릴 수 있다고 말한다.
바둑의 하수들이나 조심성없이 사석 한 둘에 옳다구나 싶어 속기로 돌을 놓는다.
적게 아는 이들이 많이 떠들고, 좁게 보는 이들이 빠르게 행동한다.
과연 세상에 잘난 이들이 없어서 침묵하는가?
감히 말할 수 없어 자중할 따름이다.
내가 좀 더 자라날수록, 세상이 더욱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 by | 2008/08/30 01:44 | 신변잡기 | 트랙백 | 덧글(4)










어렸을 때는 함부러 사람들이 수1 수2 포기한다는 소리들고 ㅄ이라는 소리를 했지만
막상 고딩되보니 저두 ㅄ이였어요 ....
하늘 위에 또 다른 하늘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며 살아야지.
그것이 바로 현명한 사람~ 고로 오빠는 현명한 사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