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훈련

지난주까지 잠실에서 방배동 사무실까지 달리기로 출근하는 것으로 훈련을 대신했다. 
그러나 대략 달리는 시간이 오전 11시 이후가 대부분이라 체력 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6월 14일에 있은 마라톤 대회에서의 만족스럽지 못한 기록에 큰 충격을 받고 
훈련 방식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애초에 달리기로 출근을 대신한다는 발상 자체가 나의 나태함 대문에 떠올린 것이 아니던가. 

어제도 산악훈련을 했지만 조금 늦은 시간이었다.
오늘은 좀 더 일찍 일어났다.

아침 6시.
일요일에 마나님께 징징거려서 구입한 허리쎅에 음료수와 디카를 챙겨넣고 집을 나섰다.
우선은 천마산 입구까지 걸어가 발목부터 머리끝까지 내가 알고 있는 스트레칭을 꼼꼼히 했다.
예전 아킬레스건염으로 고생한 기억 때문에 이후부터 어지간하면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게 된 것이다.


천마산에 오르는 입구는 두 군데다.
무려 170개의 계단으로 이뤄진 곳과 수도물이 나오는 곳에서 시작되는 조금은 평탄한 길.
욕심 같아선 170개의 계단을 단숨에 뛰어 올라가며 사자처럼 포효하고 싶지만 ……
-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어이, 이런데 인용하라고 있는 성경구절이 아니야?!?!)

별 수 없이 조금은 더 평탄하고 경사가 완만한 곳을 달려 올라갔다.
천마산은 등산로가 잘 닦여있고 힘든 코스가 적어 등산을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알맞은 곳이다.
내가 볼 때 천마산과 비교하면 관악산은 엄청나게 힘들고 험한 산이다.


다른 산보다 경사가 완만하고 길이 잘 닦였더라도 산은 산이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이 쉽고 편할 리 없다.
어쩔 수 없이 달리는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걷는 것보다는 나은 수준으로 간신히 오르기만 했다.  
목표는 약수터까지 뛰어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것이다.
나중엔 깔딱고개까지 올라가는 게 최종 목표다.
- 달려도 좋을 정도로 길이 닦인 곳은 딱 거기까지다.


느리게 달린다 하더라도 산길을 오르는 까닭에 허벅지에 힘이 빠지고 호흡이 거칠어졌다.
이대로는 도저히 못 오르겠다 싶어 요령을 부렸다.
중간에 있는 체력훈련장의 넓고 평평한 곳에 이르러 천천히 서너바퀴를 돌며 몸을 회복시키는 것이다.
물론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의 편법일 수 있겠지만,
중간에 멈추거나 걷는 것보다 그렇게라도 쉬지 않고 뛰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 언젠가는 편법을 쓰지 않고도 끝까지 오를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서너 바퀴 정도 돌며 몸을 회복시킨 나는 다시 약수터를 향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

약수터 역시 주변에 넓고 평평한 곳이 있어 천천히 뛰면서도 몸을 회복시킬 여지가 많았다.
역시 그런 방식으로 몸을 회복시키자 더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러나 여기서 스톱!
미리 설정한 목표를 채웠으니 스스로 절제하는 요령도 필요하겠지.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하니 산 입구에서 약수터까지 20분 정도의 시간이 소모됐다.
앞으로 좀 더 익숙해지면 속도도 오르고 중간에 편법도 쓰지 않게 될 테니
걸리는 시간이 좀 더 짧아질 것이다.
- 여기서 5분만 더 단축하는 걸 목표로 하자. 이것도 나에겐 엄청난 도전이다.

산을 내려와 약 2시간 동안 식사와 휴식을 마친 뒤 헬스클럽에서 하체 웨이트를 실시했다.
대략 4가지 운동을 30회씩 4세트를 했다. 
웨이트를 마치고 뻐근해진 다리 근육은 런닝머신에서 가볍게 10분간 달려주는 것으로 풀었다.

가을 마라톤 시즌이 오기 전에 최대한 준비를 해 두자.
생애 첫 풀코스 도전이 될 춘천마라톤 완주와 10km및 하프의 기록 단축을 위하여!

by 기천검 | 2008/06/17 10:51 | 마라톤 도전기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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